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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해변 몽돌 영랑호 영금정 청초호를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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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9-2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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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바다와 함께한 기억들

해수욕장은 몽돌로 유명하다. 파도가 밀려왔다가 다시 물러날 때 들리는 돌 구르는 소리는 어느 날은 돌돌돌 경쾌한 리듬으로, 또 어느 날은 개구쟁이들의 합창처럼 웃음 가득한 소리로 다가온다.

귀를 기울이면 그저 바람과 파도의 소리가 아니라 돌들이 함께 만들어 내는 작은 교향곡 같다. 그래서일까. 동해를 찾을 때마다 이 바다는 나에게 안식과 평온함을 건네준다.

같은 동해이지만 해수욕장마다 풍경과 빛깔은 다르고, 전해 주는 소리도 저마다 다르다.

속초해수욕장의 고운 모래사장은 맨발 걷기에 알맞았다.

부드러운 모래 위를 맨발로 걸을 때 발바닥에 닿는 촉감은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주었고, 몽돌 해수욕장에서는 발밑에 깔린 돌들이 내는 소리가 훌륭한 공연처럼 들려왔다.

설악해수욕장은 푸른 바다와 설악산이 어우러진 풍경 덕분에 바라보는 즐거움이 가득했고, 어린 시절 자주 찾았던 영금정은 여전히 내 추억의 장소다. 동명항 옆에 자리한 영금정은 자연산 횟집들이 줄지어 있고, 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바다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그곳에서는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내가 함께 머무는 듯한 따뜻한 기억이 겹쳐진다. 속초에는 또 다른 추억의 장소가 있다. 어린 시절 엄마 손을 잡고 찾았던 척산온천이다. 당시의 온천장은 세월의 흐름 속에 사라지고 새롭게 리뉴얼된 모습으로 남아 있었지만, 그 장소에 발을 디뎠을 때 어린 시절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온천욕을 하며 그 기억을 더듬으니 지금은 곁에 없는 엄마의 손길이 다시금 느껴지는 듯했다. 또한 속초는 바다뿐 아니라 호수의 정취도 함께 품고 있다. 도심 속에 자리한 영랑호와 청초호는 속초의 매력을 더욱 넓혀 준다. 영랑호는 호수 둘레를 따라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호수와 산이 함께 어우러진 고요한 풍경을 느낄 수 있다.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올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저녁에는 석양빛이 호수를 붉게 물들이며 하루의 고단함을 풀어준다. 청초호는 속초의 도심과 맞닿아 있어 바다와는 다른 잔잔한 정취를 준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호수 위로 반짝이는 물결이 도시의 불빛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고, 가족과 연인들이 함께 걷기 좋은 공간이 된다. 바다와 호수를 동시에 품은 속초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그리고 속초를 이야기할 때 설악산을 빼놓을 수 없다. 바다와 맞닿아 우뚝 솟은 설악산은 계절마다 다른 옷을 갈아입으며 속초의 풍경을 완성한다. 가을이면 붉고 노란 단풍이 산 전체를 물들이고, 겨울에는 눈꽃이 절경을 이룬다. 봄과 여름에는 신록이 짙어져 싱그러움이 가득하다. 권금성에 올라 내려다보는 속초 시내와 동해 바다는 장관이고, 비선대와 울산바위는 설악산이 가진 웅장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바다와 산이 맞닿은 속초는 그래서 더욱 매혹적이다. 하루는 바다에서 파도 소리를 듣고, 또 하루는 설악산에서 숲의 바람을 마시면 삶의 균형과 위로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속초의 바다는 늘 같은 자리에 있지만, 그 앞에 서는 나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 어떤 날은 위로가 되고, 또 다른 날은 추억을 불러오며, 때로는 새로운 희망을 건네준다. 해수욕장의 몽돌 소리와 속초해수욕장의 부드러운 모래, 설악해수욕장의 장엄한 풍경, 영금정의 활기찬 항구 풍경, 척산온천의 따뜻한 기억, 영랑호와 청초호의 잔잔한 호수, 그리고 설악산의 웅장한 품까지. 속초는 나에게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삶의 여러 조각들을 품은 소중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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